160729
평상시 일본 주택가가 그렇듯 홍니의 동네도 밤 9시만 되면 길거리에 사람 그림자가 씨가 마른다.
겁많은 홍니는 그래서 혼자는 밤늦게 잘 안다니는 편이다.
그러나!!
포켓몬고의 출현과 함께 일본 전역에 기이한 현상이,,,
그 물결을 타고 우리 동네도 새벽 1시까지도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 걸어다니는 무리들이 꽤나 보인다.
그래서였을까?
보통때같으면 혼자는 엄두도 못내는데 어제는 유난히..
피곤함을 부르짖으며 못나가겠다는 짱꾼을 포기하고 용기내어 혼자 포켓몬가리狩り(사냥)에 나섰다.
집앞에 진을 치고 있는,, 죽음을 앞두고 격분한 매미를 헤치고 용감히 나갔건만,,
왠지 음산하다..
사람이 없다...
쫌 무섭다...
그래도 매일 다니는 길이고,,
라고 생각하고 전진하다 단지를 벗어나자 아무래도 안내켜
집으로 돌아가려고 근처 술집 앞에서 돌아서는 순간
술집주인과 인사하며 나오는 남자목소리가 들렸고,,
문이 닫히자 마자 다다다다!!
나를 향해 덮쳐오는 발자국소리가,,
너무 섬뜩했지만 꾹 참고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면 무서운일이 일어날것 같아서...
그 발소리는 내옆에서 낮선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멈췄다..
뭔가 물어보겠다길래 조금 안심했던게 화근..
모델일을 하냐고 뻘소리를 한다.
아 위험하다..
대체 내 어딜보고 모델일을 하냐는거야?
아니나다를까
그러더니 단시간에 돈을 많이 벌수 있다며 모델에 관심없냐며,,
없다는데도 안가고 점점 다가오며 계속 말을 붙인다.
사진이라도 한장 찍으면 안되겠냐, 이 근처 사냐, 무슨일 하냐, 일본사람 아니냐, 어느 나라 사람이냐,,,
주변엔 도와줄 사람도 아무도 없고,,정말 무섭다.
생긴건 더 무섭다.
그만 가줬으면 싶은데 갈 생각이 없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내 다리는 떨어지질 않았고, 온몸은 경직된 채 그자리에 꽁꽁 얼어붙었다.
이러다 큰일나겠다 정신차리자, 빨리 이 위기상황을 짱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나는 질문에 너무나도 순순히 착하게도 답하며 손으론 바쁘게 움직여 짱꾼에게 전화연결을 시도했다.
전화 연결이 되는 순간,, 눈치를 챘는지 그제야 나를 놓아주었다.
마타콘도また今度 인사를 남기고, 전화기를 붙잡고 짱꾼에게 울먹이고 있는 나를 돌아보며,,,
아~ 또볼까 두렵다.
신쥬쿠 루미네에서 만났던 헨타이 오지상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사시나무 떨듯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고교시절 등교길에 바바리맨을 만났던 것보다 더 무서웠다.
짱꾼은 왜 대꾸를 해줬냐며,, 내가 일본어를 하면 너무 순해보인다며,,
한국어로 욕을 하며 쳐다도 보지말고 집으로 오지 그랬냐며,,,
집에 돌아오고도 한참을 넑놓고 패닉상태인 나를 보며
앞으로 퇴근 후 1시간씩 함께 포켓몬가리에 나가 주겠다는 약속을 해줬다.
다시 또 그런 순간에 맞딱들이면 난 또 얼어붙을것 같은데.
어디 누구 위기 대처능력 알려주는 곳 아는 사람 없나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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